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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돈 보따리’ 푸는 국내 이커머스...출혈 경쟁 우려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돈을 벌겠다"며 수익성을 강조하던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들어 너나없이 '돈 보따리'를 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 등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공세가 거세자, 기조 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쩐의 경쟁'이 자칫 '출혈 경쟁'으로 번지진 않을지 우려도 나온다.1000억 푸는 G마켓, 골드바 내건 11번가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업체 G마켓은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오는 7~20일)를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투입 비용의 두 배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G마켓은 우선 할인쿠폰과 카드 할인 등 가격 혜택에만 700억원을 쓴다. 상품 할인 혜택 규모는 650억원으로 종전보다 약 50% 늘린다. 카드사 중복 할인액도 역대 최대인 50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이용자는 최대 15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데도 100억원 이상 투입한다. 이달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기존 3만원인 연회비를 4900원으로 84% 인하한다. 모든 신규 가입자에게는 멤버십 1년 무료 연장 혜택도 준다. 11번가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상반기 최대 프로모션인 ‘십일절 페스타’를 진행하는데, 행사 기간과 고객 혜택을 크게 늘렸다.보통 십일절 페스타는 1일부터 11일까지 총 11일간 진행했는데 올해는 기간을 이틀이나 더 늘렸다.11번가는 또 총 520만여 개에 달하는 상품을 최대 72% 할인 판매한다. 혜택도 강화했다. 모든 고객에게 5000원 할인쿠폰(5만원 이상 구매, 매일 선착순 발급)과 3000원 할인쿠폰(4만원 이상 구매, 기간 내 2장 발급) 2종을 발급한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카카오페이머니' 3000원 할인쿠폰도 추가로 제공한다.11번가는 골드바 경품도 마련했다. 100% 당첨 이벤트 '억만장자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총 1억원 상당의 골드바를 추첨해 나눠준다.알리·테무 공세 막아라…적자는 어쩌나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 투입에 나서는 배경에는 C커머스의 통 큰 투자 행보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알리의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지난달 334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증자했다. 이번 증자는 지난 2월에 이어 2개월 만에 이뤄진 증자다. 앞서 알리는 지난해 8월 자본금 1억원으로 한국에 현지법인을 세웠다.이에 업계는 알리가 한국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알리의 모회사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지난달 한국 정부에 앞으로 3년간 11억 달러(약 1조520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또 다른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는 지난 2월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테무 역시 저렴한 가격과 할인쿠폰, 미끼상품 등을 통해 인지도와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중국 C커머스의 성장은 당장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월평균 이용자 수는 쿠팡 3026만5384명, G마켓(옥션 포함) 835만9696명, 알리 807만6714명, 11번가 745만2003명, 테무 660만4169명이었다. 알리는 지난해 1분기(368만4594명) 대비 119% 증가해 G마켓에 근접한 상태다.급성장하는 C커머스에 대항해 투자를 늘리려는 분위기는 다른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서도 감지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보다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과거처럼 대규모 투자는 아니지만, 비용 효율화로 얻은 재원 일부를 경쟁력 확보에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이는 적자 폭을 줄이며 건전한 수익성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적재적소에 투자해 신규 고객 등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업계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도한 출혈경쟁이 부를 파장에 대한 우려도 업계에서 적잖이 제기된다.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비용을 들여 기획전 등을 통해 한시적으로 판매가를 내릴 순 있지만 이를 지속하거나 상시화하면 수익성 제고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치열한 경쟁으로 각 업체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상황이 지속되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5.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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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정신아 리더십 시험대…기강 잡기 성공할까

카카오의 사령탑에 오르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본격적인 기강 잡기에 돌입했다. 대대적인 변화에 앞서 업계와 구성원들의 우려를 씻고 진정한 '책임 경영'을 이룩할지 관심이 쏠린다.5일 업계에 따르면 정신아 내정자는 최근 임직원과 온·오프라인 간담회를 열고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이달 말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되는 정신아 내정자는 단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지난해 12월 이후 1000여 명의 직원과 만나 의견을 취합했다.지난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가 촉발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2022년 대규모 서비스 장애, 2023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시세조종 의혹까지 해마다 문제가 터지자 근본적인 원인부터 파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이번 간담회의 가장 큰 이슈는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새로운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CTO를 소개한 것이다.인하대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한 정 전 CTO는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IT 전략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라이코스와 SK커뮤니케이션을 거쳐 다음과 카카오, 카카오뱅크 등 카카오 계열에서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았다.카카오뱅크에서는 공인인증서 폐기와 브랜드 저금통 출시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안착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카카오 관계자는 "복잡한 카카오의 서비스들을 위한 기술 이해와 제1 금융권의 기술 안정성 수준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리더를 내정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카카오뱅크가 상장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에 7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같은 해인 2021년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여 만에 900억원어치의 자사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 손해를 야기했다.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비판이 수면 위로 올라온 이유다.그런데 정 전 CTO의 사례는 조금 다르다는 시선도 있다. 거래소의 규칙에 따라 비교적 투명하게 장 중에 거래했으며 이후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카카오페이 임원들은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블록딜(장외 대량 매매) 방식을 택했지만 경영진이 한꺼번에 많은 주식을 팔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이에 반해 정 전 CTO는 주식을 매도해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은 전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카카오의 근무 체계가 보수적으로 바뀐다는 소식에도 이목이 쏠렸다. 부서별로 자율적으로 운영 중인 근무제를 일괄 출근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카카오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이 한창이던 2021~2022년 근무 방식을 네 차례나 바꾸며 직원들의 혼란을 산 바 있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간담회 현장에서 정 내정자는 여러 전제를 달았고 굉장히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서 이 시기에는 모여있는 것이 옳다는 데 다수 직원이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런 근무 방식의 변화는 "실리콘밸리 성장 방정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 카카오는 더는 스타트업이 아니다"고 강조한 김범수 창업자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카카오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업무에 대한 몰입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조직 구조 개편 방향을 공개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06 07:00
산업

"이제 해외 직구는 우리" 돈보따리 푸는 알리익스프레스의 도전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2018년 한국 상륙 이후 약 4년간 기반을 다진 만큼 향후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한국 최고의 직구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는 각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톱스타인 마동석을 전속 모델로 발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이스'와 '타오바오 컬렉션' 서비스 등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아끌만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공개했다.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빠른 배송인 초이스 서비스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현재 제품을 구매하면 3~5일 안에 배송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당일 또는 익일 배송도 지원할 방침이다. '로켓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인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긴장할 만한 부분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강점은 저렴한 가격 대비 나쁘지 않은 제품력이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날 개막 행사로 '5만원 룩북'이라는 주제로 패션쇼를 열었다. 5만원 룩북은 모델이 입은 옷을 다 합해도 5만원대라는 의미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보세 의류를 유통사 마진 없이 생산지에서 바로 살 수 있어 가격경쟁력이 상당하다. 함께 선보인 한국 MZ세대를 겨냥한 '타오바오 컬렉션' 역시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 의류를 초저가에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한송이 알리익스프레스 마케팅 리드는 "타오바오 컬렉션은 한국 시장만의 특별 서비스"라며 "매일 10만개의 상품이 업데이트되며 극강의 가성비로 무료 배송한다"고 말했다. 충분한 준비 기간과 함께 압도적인 파트너사도 거느렸다.이날 자리에는 김정우 네이버 쇼핑플랫폼 책임리더와 오승준 카카오페이 페이먼트그룹장,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 이커머스부문 대표 등 알리익스프레스의 파트너사들이 함께 했다. 김정우 책임리더는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인연을 이어왔다"며 "수천만 개의 가성비 좋은 양질의 상품을 보유한 알리익스프레스와 좋은 파트너로, 앞으로도 해외 직구의 진입 장벽은 낮아지고 이용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신영수 대표는 "현재 한국 내 해외 직구 물량이 약 600만개 수준인데, 그중 100만개 가량이 알리익스프레스일 정도로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고 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자신감을 갖고 돈보따리를 푸는 분위기다. 배우 마동석을 홍보모델로 선정해 이달부터 대규모 마케팅을 벌이고, 인플루언서 공동구매와 할인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송이 리드는 "게임, 커머스에도 투자할 예정"이라며 "올해 대형 프로젝트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는 2018년부터 시작해 그동안 기초 서비스를 다졌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 직구는 알리익스프레스를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1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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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홍은택, 겨우 사고 수습했는데 또 잡음…"이럴 때일수록 더 신중해야"

카카오를 이끄는 홍은택 대표가 CEO(최고경영자)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가까스로 수습해 회사를 겨우 정상화 궤도에 올려놨는데 보상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위기 상황일수록 뒤를 돌아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1일 업계에 따르면 홍은택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근 불거진 과다 보상 이슈와 관련해 사내게시판에 올린 사과문에서 "어려운 시기에 저에 대한 보상 문제로 마음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카카오는 대표이사 퇴직금 지급률을 3배수로 설정하고 홍 대표에게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5만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이달 28일 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해당 안건들은 회사가 어려움에 부닥친 현 시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작년 10월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의 경우 지난달 피해 접수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 지원금을 지급해 다음 단계인 기업 신뢰도 제고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회사 내부에서는 인건비 절감 노력이 한창이다. 이달 중순 경력 개발자 채용 과정을 중단해 서류와 코딩테스트를 통과한 지원자들이 일괄 탈락 통보를 받기도 했다.경기 악화로 실적이 둔화한 영향이다. 카카오의 2022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 감소하며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했다.대외적으로는 콘텐츠 사업의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를 품는 과정에서 하이브, 이수만 SM 설립자와 물밑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급박한 환경에서 주총 안건으로 비판을 받기 시작하자 홍 대표는 곧장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다. 퇴직금 지급률 3배수 상향은 다음 대표부터 적용하고, 스톡옵션은 주총일 종가의 2배 이상으로 뛰면 행사하겠다고 약속했다.카카오 관계자는 "재임 기간 성과에 몰입할 수 있도록 퇴직 후 안정감을 부여하는 차원"이라며 "회사에 치명적인 손해를 입혔을 때는 퇴직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제한 규정을 신설해 이사의 책임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새로운 대표이사 보상 계획은 전국적인 서비스 장애 발생 전인 지난해 8월에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이며, 스톡옵션의 경우 홍 대표는 과거 취임 때 부여한 수량의 10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다.하지만 과거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대량 매도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린 전례가 있어 이번 논란이 아쉽다는 분석이 나온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국민이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용했기 때문"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사회와 함께 상생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김 교수는 또 "플랫폼업계에서도 사회적 책임 이행 의지가 CEO의 필수 덕목으로 떠올랐다"며 "본인의 급여 등과 관련한 사안들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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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나와라" 카카오 노조, 갈팡질팡 근무제에 뿔났다

카카오 노조가 협의 없이 수시로 바뀌는 근무제 때문에 단단히 뿔이 났다. 적응할 시간도 빠듯한데, 경영진과의 소통은 뚝 끊겼다는 불만이다. 이에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17일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경기도 성남 판교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공동체 현안을 책임지는) CAC(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는 물론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의 대화를 원한다"며 "수차례 제안했는데도 이뤄지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협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카카오의 근무제는 1년 사이에 네 차례나 변경됐다.먼저 2021년 11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이듬해 4월 시행을 목표로 '유연근무제 2.0'을 발표했다. 관리자 수준에서 출근이나 재택을 3개월 단위로 선택하도록 했다.이어 2022년 5월 장소 제약이 없이 일하는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을 선포했다. 음성메신저로 소통하는 대신 오후에 집중적으로 일하는 '코어타임'의 개념을 녹인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목소리로 직원을 감시하는 '현대판 판옵티콘'이라는 불만이 쏟아지자 한 달 뒤 '파일럿 근무제'로 개편했다. 상시 음성 연결을 철회하고 격주 금요일은 휴무로 정했다.지난달에는 사무실 출근을 장려하는 '카카오 온' 근무제를 내놨다. 이달부터 오는 3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격주 금요일 휴무는 월 1회로 축소했다. 카카오 노조는 CEO(최고경영자) 교체 등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제도에 손을 대는 통에 직원들만 난처해졌다고 꼬집었다.서승욱 지회장은 "시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원칙 없이 근무제 변경을 발표해 혼란을 가중했다"며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제도를 발표하지 않도록 합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넓은 조직 개념이 아닌 최소 인원 단위로 근무 방식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업계는 카카오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시점이 다가온 것을 근무제 변경의 주된 이유로 꼽았지만, 지난해 10월 발생한 대규모 장애도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사무실 출근이 더 빠른 장애 대응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오치문 카카오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직원들은 '모여서 뭘 할 거냐'라는 반응이다. 장애가 났을 때도 자발적으로 움직여서 복구했다"며 "모이면 어떻게든 대응이 될 거라는 의사결정이 어이가 없다"고 했다.카카오 노조는 직원들을 대신해 사측과 단체교섭할 수 있는 과반 노조 달성을 코앞에 뒀다. 카카오페이 경영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사태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대표 교체 등 위기를 거치며 조합원이 약 1900명으로 불었다. 전체 계열사 조합원은 4000여 명에 달한다.서승욱 지회장은 "결국 리더십의 문제다. 임원 역량 평가 프로세스를 올해 안에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체 통합 논의 기구의 필요성도 역설했다.이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향후 근무제도 등 변화에 대해 사원협의회, 노조 등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판교=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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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장애 피해 소상공인 3만~5만원 지원…이모티콘 무상 배포

카카오가 지난 10월 발생한 대규모 장애의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매출 손해를 본 소상공인은 피해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책정하고,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는 무료 이모티콘을 배포한다. 카카오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 지원 계획을 29일 공개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로 접수한 10만5116건 중 계열사 내용을 제외한 83.1%(8만7195건)에 해당하는 사례를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이 20%, 중대형 기업이 0.2%로 뒤를 이었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다. 이 외 5만9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관련 없는 문의·의견·항의·격려 등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국내 일반 이용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분해 피해를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은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준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거쳐 추가 지원을 검토한다. 별도 고객센터를 운영해 소상공인 확인서·매출 피해 입증 자료·서비스 활용 영업 입증 자료 등을 받는다. 이와 별개로 소상공인연합회의 제안으로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전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는 사과의 의미를 담은 이모티콘 총 3종(영구 사용 1종·90일 사용 2종)을 제공한다. 해당 이모티콘은 오는 1월 5일부터 카카오톡에서 받을 수 있다. 협의체 합의 사항 외에도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하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 감사 쿠폰 2종(2000원·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도 지원책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제휴 PC방 혜택을 강화해 게임 이용자의 PC방 방문을 유도한다. 앞서 접속 장애 보상으로 약 5700개 매장에 전용 요금 상품을 지급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 T' 택시 유료 구독 서비스 가입 기사들에게 장애 발생 시간의 3배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포인트로 보상했다. 장애 시간 동안 운행한 가맹 택시의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 피해 대리운전 기사 회원들에게는 2만5000원에서 5만원의 감사포인트와 최대 1만원의 교통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협의체에 참여한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감사는 "카카오 사태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의 영업 사이에 긴밀한 생태계가 형성돼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법의 논리를 들이대며 피해 보상 여부를 다투지 않고, 소상공인 피해에 공감하며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았기에 오늘의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2.2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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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책임' 남궁훈, 205일 만에 대표 물러나…"회사 남아 신뢰 회복 총력"

"TV를 보면 사고가 났을 때 사임을 하는 게 책임을 지는 건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냥 사임하는 게 아니라 이런 원인이 재발하지 않도록 집중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과라고 생각한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경기도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발생한 대규모 먹통 사태의 책임을 지고 취임 205일 만에 사의를 표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논란과 주가 하락에 이어 대형 악재까지 터지자 대대적인 쇄신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올해 3월 남궁훈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7월 공동체 현안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담당하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을 각자대표 자리에 앉혀 투톱 체제로 전환했다. 남궁훈 대표는 신사업과 글로벌 영토 확장을 전담했지만, 직속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에 시스템 관리 조직이 있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떠안았다. 남궁훈 대표는 "그동안 급속도로 성장해 시스템 영역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깊게 하지 않은 것을 반성한다"며 "사실 제가 이렇게 사임하게 될지는 상상을 못 했다. 다시는 우리뿐 아니라 업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사하고 인프라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는 방향을 잡았다"고 했다. 남궁훈 대표는 카카오가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 내 재난대책소위 위원장을 맡는다. 지금껏 사업을 지휘하는 입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면, 앞으로는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에 초점을 맞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카카오 서버 약 30%(약 3만2000대)를 마비시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SK온이 생산한 리튬 배터리에서 난 불을 끄기 위해 전원을 내린 것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됐다. 홍은택 각자대표는 "일차적인 책임은 SK C&C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물을 뿌려야 한다는 소방서의 요청에 곧바로 전원을 내렸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보조전력이 없어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다만 홍 대표는 재해 복구 시스템(DR)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장애가 장기화한 것은 본인들의 잘못이 컸다고 인정했다. 홍은택 대표는 "데이터센터 한 곳이 셧다운된 경우를 산정하지 않았다. 고객 데이터와 주요 서비스는 이중화했지만, 그걸 다루는 툴은 이중화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 실태"라고 했다. 현재는 카카오 서버실 안에 탄 냄새도 거의 다 빠졌다는 게 남궁훈 대표의 설명이다. 노트북을 예로 들면 배터리 없이 두 개의 전선을 연결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SK C&C가 전기 선로 이중화 작업을 마치면 2개월 안에 서비스 관리 프로그램의 이중화 작업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카카오는 내년 완공 예정인 경기도 안산의 자체 데이터센터의 현황도 공개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서버 12만대를 수용할 수 있다.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위해 4만㎾ 전력량을 확보했으며, 비상 상황에도 문제없도록 백업 전략을 수립했다. 전선으로 들어오는 전력이 차단됐을 때 작동하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배터리실은 방화 격벽으로 분리 시공해 한 곳에서 불이 나도 나머지 시설이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지하에 배터리와 UPS가 있었던 SK 판교 데이터센터와 달리 지상에 주요 시설을 배치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물을 뿌리는 것보다 불을 더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침수 공간도 마련했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단독대표 체제로 돌아간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복귀 가능성을 묻자 홍 대표는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새로운 대표 선임도 고려하지 않는다. 남궁훈 대표가 주도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신사업은 권미진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남궁 대표가 퇴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조언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미 기획도 끝난 상태다. 남궁 대표는 취임 당시 약속한 주가 부양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주가가 올라가기는커녕 떨어져서 죄송한 마음이다. 임기 내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장애 재발 방지 약속과 대표 사의 소식에 회사 주가는 한때 전일보다 5.67% 오른 5만22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주가도 전일보다 각각 0.54%, 1.16% 올랐다. 판교=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0.20 07:00
금융·보험·재테크

LG엔솔, 27일 보호예수 해제 '4조원'…카카오페이 꼴 날라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 보호예수(의무 보유 확약) 기간이 27일 끝난다. 기관 투자자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린다는 얘기다. 앞서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던 카카오페이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기관에 배정된 주식 중 6개월 의무 보유 확약이 걸린 996만365주의 보호예수가 오는 27일자로 해제된다. 이는 전체 상장 주식의 4.26% 규모다. 이날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은 전체 상장 주식의 86.09%에 해당하는 총 2억146만365주다. 최대주주인 LG화학이 당장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물량은 기관 투자자 보유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 보유 물량은 매도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주가가 공모가(30만원) 이상인 만큼 차익 시현 매물이 출회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이 상장 주식의 10% 수준이어서 이번에 락업에서 풀리는 기관 물량이 절대 적지 않다. 보호예수 물량이 대규모로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면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물량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가 남아 있어 주가에 부담을 주고, 기존 주주들의 물량 출회 가능성이 일반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카카오페이에서 투자자들은 이미 이런 상황을 예습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중국기업 알리페이가 보호예수 기간 6개월이 끝나자 보유 지분(당시 지분율 39.13%) 중 50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웠다. 4675억원을 회수한 것이다. 이 블록딜 후 카카오페이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폭락, 3거래일 만에 19% 넘게 떨어졌다. 이후 주가는 하락해 현재 6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1시 기준 전 거래일보다 0.9% 상승한 38만5500원에 거래 중이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보호예수 해제로 물량이 쏟아지는 것과 관련해 “많은 국내외 펀드들이 아직 LG에너지솔루션을 시가총액 비중보다 적게 가지고 있어 이날 연금들을 포함한 많은 펀드의 매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7.26 07:00
IT

푹신한 침대에 마사지까지…출근길 즐거운 카카오 신사옥 가보니

취업 준비생 선호도 1위 카카오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업무 공간은 물론 호텔 못지않은 편의시설로 출근길을 기대하게 한다. 카카오의 '신·충·헌'(신뢰·충돌·헌신) 정체성을 반영한 신사옥 '카카오 판교 아지트'를 지난 19일 직접 둘러봤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한 뒤 입주한 판교 H스퀘어에서 약 8년 만에 이사했다. B2B(기업 간 거래)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만 남기고 본사와 카카오페이·카카오헬스케어·카카오벤처스 등 자회사들이 이달 4일부터 입주하고 있다. 카카오 아지트는 신분당선 판교역 4번 출구 옆에 위치했다. 지하통로와도 연결돼 비 온 날 우산을 챙기지 않아도 걱정이 없다. 연면적 16만2730㎡(약 4만9000평) 규모에 6000명을 수용한다. 10년 임대로 계약했다. 사옥을 직접 매입하는 비용을 아껴 사업에 투자하는 방향을 택했다. 외부업체가 들어오지 않고 오롯이 카카오 공동체가 사용한다. 휴식공간이 모여있는 지하 1층부터 살펴봤다. 리커버리센터는 카카오 구성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관리하는 운동 전용 공간이다. 샤워실을 포함한 약 100평의 공간에서 요가·명상 등 여러 클래스를 운영한다. 바로 옆 수면실은 안락한 캡슐형 호텔을 연상케 한다. 남성용 공간에는 2층 구조로 26개의 침대가 있다. 개별 블라인드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할 수 있다. 여성용 공간에는 수유실도 있다. 카카오는 총 3개의 건강 관련 클리닉(톡클리닉·톡의보감·톡테라스)을 지원한다. 헬스키퍼 서비스 톡클리닉은 IT 업무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이 긴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준비했다.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을 갖춘 카카오 자회사 링키지랩 소속의 헬스키퍼가 근무한다. 사내 시스템으로 예약하면 30분 동안 안마·지압·수기치료를 받을 수 있다. 톡테라스는 전문 상담과 명상을 뒷받침한다. 필요하면 명상 시간을 갖거나 1대 1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톡의보감은 양호실의 개념이다. 급하게 치료가 필요할 때 진료를 보고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상처 드레싱과 비만·금연 등 건강 관리도 돕는다. 카카오 아지트 1층 천장과 벽에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전광판)가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이 방문객에게 환영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증샷 촬영지로 인기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1층에는 식당과 편의점, 안경점 등 상점이 있다. 카카오프렌즈 매장에서는 판교에서만 구매 가능한 한정판 제품도 판매한다. 1~4층까지는 일반 방문이나 미팅 등의 용도로 외부인이 출입할 수 있다. 벤치와 생화로 꾸며 편하게 앉아 쉬거나 대화할 수 있다. 5~15층까지는 직원들만 출입할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갔더니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어린이집(아지뜰)이 나왔다. 아지뜰은 새싹들이 모여 성장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어린이집 인가가 가능한 최대 300명 정원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학부모 직원과 자녀의 교류가 이뤄지는 스퀘어 광장과 영유아 특별 활동실 등으로 조성한다. 같은 층에 30일 대회의실과 인터뷰 공간도 있다. 3층은 호텔 콘셉트다. 직원들이 주로 오가며, 외부인 미팅을 위한 커피숍 등이 있다. 신사옥에서 메인 로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아직 공사 중인 포토 스튜디오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사원증이나 증명사진 등 용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기사 없이 전용기기로 무료 셀프 촬영이 가능하다. 언론사 인터뷰 등을 위한 프레스라운지도 있다. 4층에는 대규모 세미나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스위치온'이 있다. 150평 규모로 최대 200명 내외 행사가 가능하다. 이곳은 3개 구역으로 나눠 별개로 활용할 수도 있다. 4~5층에는 탁 트인 타운홀 공간이 있다. 경영진과 직원이 참석하는 설명회 등을 위한 자리다. 카카오가 목요일 오후 5시에 연다고 해서 이름 붙인 비정기 회의 'T500'도 이곳에서 열릴 전망이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는 '커넥팅(연결)'을 콘셉트로 잡았다. 연결되고 성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 전 층을 수직 계단으로 연결하고 도서관 겸 문화공간인 '북 아지트', 야외 테라스 등 소통 가능한 장소를 마련하는 데 힘썼다. 신사옥은 근처 3개의 건물과 구름다리처럼 생긴 외부통로로 연결돼 있다. 4개의 건물이 사각형을 이루는 형태다. 크래프톤타워·네이버웹툰 등이 있는 건물과 이어졌는데, 직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이직의 다리'로 불린다. 카카오 관계자는 "역세권으로 사옥을 옮겨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오래 기다린 사내식당도 생겨 오픈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22 07:00
IT

"아직도 검색엔진으로 보이니?" 네이버·카카오, 신사업 매출이 절반

검색엔진과 메신저로 세력을 확장한 양대 포털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거의 모든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 부가수익창출원 정도로 여겨졌던 신사업은 이제 회사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상반기 장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런 방향성은 더욱 명확해졌다. 주력 플랫폼 사업에 맞먹을 정도로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커머스, 카카오는 콘텐트를 필두로 수익 다변화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네이버, 커머스 거래액 10조원 눈앞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네이버의 4대 신사업(커머스·핀테크·콘텐트·클라우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3%를 기록했다. 아쉽게 절반에 미치지 못했던 전년 동기 대비 4.5%포인트 올랐다. 기존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위주의 서치플랫폼 매출 비중은 40%대로 떨어졌다. 사업 다각화 노력이 점차 빛을 보고 있다. 유일하게 20%대 매출 비중을 나타낸 커머스 사업의 성장이 눈에 띈다. 서치플랫폼의 2분의 1 수준인 41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쇼핑 검색·쇼핑 디스플레이 광고·쇼핑 수수료·멤버십 매출을 포괄한다. 네이버 측은 "브랜드스토어·쇼핑라이브·장보기·크림(리셀 플랫폼) 등 신규 버티컬 서비스와 데이터 기반 풀필먼트 플랫폼 제공, CJ대한통운 및 신세계·이마트 제휴 등으로 이용자와 판매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며 커머스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머스 거래액은 지난해 3분기 8조원에서 올 1분기 9조원으로 뛰었다. 거래액이 78% 증가한 신규 버티컬 서비스와 올 하반기 테스트를 진행하며 적용 범위를 넓히는 당일·새벽배송의 영향으로 조만간 10조원 고지에 다다를 전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에 '마이스마트스토어' 서비스를 오픈해 국내 커머스 1위 노하우를 이식한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커머스 사업은 마케팅 비용을 차감하기 전 단계의 실질적인 공헌 이익률이 서치플랫폼의 무려 1.5배 높다"며 "대부분 커머스 플랫폼들의 대규모 물류 투자와 IT 인프라 비용이 네이버보다 훨씬 비효율적인 점을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이익 창출 면에서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카카오 콘텐트, 유럽·동남아 찍고 북미로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신사업 매출 비중은 46%다.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 4743만1000명의 카카오톡 기반 광고 매출이 4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을 넘지 못했어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모빌리티·블록체인·B2B(기업 간 거래)·핀테크를 톡·포털 광고와 함께 플랫폼 사업에 포함했다. 시장 확장성이 큰 게임·웹툰·미디어·뮤직 서비스는 콘텐트 사업으로 묶었다. 카카오는 "웹툰·웹소설 등 다양한 온라인 유료 콘텐트 이용권을 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픽코마 앱에서 판매하는 동시에 외부 플랫폼에 웹툰·웹소설을 공급해 콘텐트 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 콘텐트 사업 매출 비중은 게임(32%)·스토리(31%)·뮤직(27%)·미디어(10%)의 순으로 높다. 작년 6월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시장에 나오면서 게임의 매출 비중이 48%까지 올랐지만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신작 출시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과 달리 콘텐트는 일본과 동남아에서 탄탄한 점유율로 입지를 확고히 했으며 '사내 맞선' 등 원천 IP(지식재산권) 발굴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016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뒤 지난 3월 프랑스 서비스를 시작한 픽코마는 분석 플랫폼 데이터에이아이의 2021년 전 세계 유료 이용 만화 앱 1위에 올랐다. 누적 거래액은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웹툰 사내 맞선은 대만·인도네시아·태국 카카오웹툰에서 거래액 1위를 2~3주 동안 유지했으며 영상화한 작품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일본·동남아·유럽에 전진기지를 배치한 카카오는 이제 영어권으로 눈을 돌린다. 지난해 인수한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와 래디쉬를 합병해 북미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3년 내 글로벌 거래액 3배 성장, 북미 거래액 5000억원 달성' 목표를 가시화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6.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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